우리는 사람의 탐욕으로 움직여 가며, 남을 착취하여 얻은 모든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부를 쌓으려고만 드는 이런 사회 구조를 인정할 수 없었다. 실제로도 그런 사회의 미래는 영 가망 없어 보였다. 식민주의자들이 민족주의 정서가 나날이 심해 갔으며, 집산주의자들의 땅이 점점 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서구인들을 미치광이로 만드는 문제들이 현대 문명의 한가운데서 더욱 심각하고 복잡해져 갔다.
이런 형편에서 우리는 더 이상 서구 문명 속에 남아 있기를 거부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 문명을 대신할 확실한 대안을 찾지 않고서는 우리가 바라는 ‘조화로운 삶’을 살 수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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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드물게 훌륭한 책이 영국인 의사 렌치G. T. Wrench가 쓴 《건강의 수레바퀴The Wheel of Health》라는 책이다. 병이라는 주제에 시간을 쏟는 대신 렌치는 이렇게 묻고 있다.
“건강은 무엇인가? 어떻게 해서 사람들은 건강할까? 연구 대상이 될 만한 가장 건강한 삶들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조사와 연구를 많이 한 끝에 렌치는 인도와 티벳 국경 지대의 작은 골짜기에 사는 훈자족Hunzas이 세계에서 가장 건강하다고 결론지었다. 책의 많은 부분이 그 사람들이 건강한 까닭을 조사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렌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병은 오직 좋지 않은 환경에서 사는 사람과 좋지 못한 음식을 먹는 사람을 공격한다. 병을 예방하고 내쫓는 문제는 무엇보다도 먹는 것에 달려 있다. 그 다음으로는 좋은 환경에서 사는 것이다. 항생제, 약, 예방접종, 제거 수술 따위는 진정한 문제를 피해 가고 있다. 병은 영양이 모자란 사람이나 동물, 식물에게 위험을 경고해 주는 감지기 노릇을 한다.”
렌치가 이야기하는 건강의 수레바퀴란, 건강한 흙으로부터 건강한 식물과 동물로 이어지는 순환과, 다시 이러한 식물과 동물이 흙으로 돌아가는 순환을 말한다. 그리고 거기서 또다시 순환이 시작된다. 이 순환은 높은 차원에서 다시 시작될 수도 있고 낮은 차원에서 시작될 수도 있는데, 그것은 순환하는 동안 땅이 기름진지 아니면 척박한지에 달려 있다.
‘건강이 돈’이라는 옛말에는 진실이 담겨 있다. 건강하고 튼튼해야 한다는 것은 중요하고 의심할 것 없는 원칙이다. 우주의 삼라만상과 마찬가지로 사람 또한 행복하려면 건강해야 한다. 사람이 건강을 지키려면 사람이라는 유기체에 고체와 액체(음식과 음료), 공기, 빛, 햇빛, 그리고 모호하기는 하나 여러 가지 다양한 전자기라는 근원, 우주의 에너지를 주어야 한다.
사람의 몸은 주로 물로 이루어져 있다. 사람의 몸속에는 물 말고도 땅에서 나는 열두 가지쯤의 요소가 들어 있다. 그리고 이 요소들은 주로 음식물을 통해 몸 안으로 들어온다. 사람을 구성하는 세포는 조직과 기관이 움직임으로써 끊임없이 닳아 없어지며, 몸속을 도는 피는 몸이 활동하면서 내놓는 폐기물을 허파, 살갗의 털구멍, 배설 기관으로 전해주느라 바쁘게 움직인다. 이처럼 소화 기관으로 들어가는 음식은 세포, 조직, 기관을 재건하는 데 쓰이는 물질로 끊임없이 탈바꿈한다.
질로나 양으로나 형편없는 음식을 먹을 때, 사람 유기체를 고치고 재건하는 물질의 양과 질도 떨어진다. 피가 돌면서 세포, 조직, 기관에 전달하는 물질이 어떤 성격을 가졌느냐에 따라 뼈, 근육, 신경 구조의 특징이 달라진다. 이런 뜻에서 사람의 몸은 소화 기관과 피의 순환을 거쳐 몸속으로 들어가는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고도 말할 수 있다. 이것은 철도와 고속도로를 거쳐 바로바로 공사 현장에 도착하는 건축 자재들로 집이 만들어지는 것과 같다.
몸이 제대로 자라고 기능할 것인지 아닌지는 피가 돌면서 공급하는 영양소에 달려 있다. 소화 기관으로부터 피의 흐름을 타고 세포, 조직, 각 기관까지 가는 영양소는 몸을 만들고 고치는 물질을 공급한다. 이런 뜻에서 우리는 우리가 먹는 음식 바로 그것이다. 사람은 영양을 얻어 살아가려고 고체와 액체로 된 음식, 물, 공기, 햇빛, 그리고 무어라고 느끼기 어려운 물질과 에너지 같은 것에 의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