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시 동아리 ‘계수나무’는 제천기적의도서관 ‘살아있는 어린이 시 교실’에서의 만남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아이들은 도서관 주변을 산책하며 나무, 풀꽃 등을 만나고, 감자캐기, 느낌여행 등의 체험에서 느꼈던 것을 솔직하게 표현합니다. 이렇게 쓰여진 다양한 시를 모아 벌써 작품집 두 권을 발간했습니다. 제천 기적의 도서관의 동의를 얻어 작품집 속 몽글몽글한 말들을 게재합니다. (편집자 주)
가랑비
박서령
소리 없는 가랑비가 온다.
비를 맞아보니
차갑고 시원하다
우산에 맞을 땐 소리가 안 난다.
풀에도 빗방울이 없고
우산에도 빗방울이 없는걸 보니
비는 자기모습을 감추고 싶나봐
비가 가늘게 끊임없이 내린다.
이정호
기적의 도서관을 지키고 있는
듬직한 소나무
비가 내리고 또 내리는 데도
끄떡없이 지킨다.
차가운 비가 내려서
팔이 축 내려지고 이슬이 맺혀도
끄떡없는 소나무는
말없이 기적의 도서관을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