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마피아의 탄생
흔히 우리가 미국을 랜드 오브 이미그란츠Land of Immigrants, 이민자들의 나라라고 부르잖아요. 그런데 그 이민자들이 대체로 어떤 특정한 시대에 특정한 나라에서 대거 몰려옵니다. 19세기 말에는 아일랜드 이민자들이 주를 이뤘고요, 아일랜드의 감자 기근이 생기면서. 그 다음에 20세기 초반에는 이탈리아 사람들이 많이 오고요. 1920년대 30년대가 되면 독일과 지금 동유럽 일대에 살고 있는 유태인들이 이민을 많이 오게 됩니다. 그런데 다른 이민자 그룹과 다르게 이탈리아 이민들, 아일랜드 그리고 유태인 이민 같은 경우에는 굉장한 혐오와 차별에 노출이 돼요. 왜냐면 그 당시 미국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미국은 개신교들의 철옹성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미국의 국사를 당시에 어떻게 가르쳤냐면 개신교도들이었던 필그림들, 청교도들이 영국에서 구교, 가톨릭이라든지 유대교라든지 옛날의 악습을 피해서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미국으로 넘어와서 깨끗한 새 나라를 세웠다, 약간 이런 거였거든요. 그런데 가톨릭 종교를 믿던 아일랜드와 이탈리아 사람들이 넘어오니까 왜 구대륙의 악습을 미국에 가지고 오느냐, 이런 식으로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이 자료 화면에 보시는 것처럼 ‘아일랜드인과 개는 출입금지’ 이런 푯말을 가게에 공공연히 써 붙일 정도로 아예 인간 취급을 안했습니다. 당연히 이런 동네에 배정된 경찰이 일을 열심히 했겠습니까? 이 동네의 안전을 책임 진다기 보다는 오히려 삥 뜯을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도 많았고, 또 이 동네에서 법적인 문제가 생기면 미국의 주류 변호사들 같은 경우에는 일도 잘 안 맡으려고 했을 뿐더러 변호사를 고용할 돈도 없었습니다. 한 마디로 이민자들의 동네는 법이 먼 곳이었다는 거예요. 우리나라 말에도 있죠. 법이 멀면 뭐가 가깝다? 주먹이 가깝죠. 그러다 보니까 이 동네에서 주먹이 센 사람들이 패거리를 만들어서 일종의 경찰역할을 자기네가 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조직들이 점점, 이민자들이 많아지면서 세력이 세져서 마피아로 발전하는 거죠. 물론 이 마피아는 범죄 조직이지만 사실 이민자 동네 안에서는 마피아 이미지가 꼭 나쁘지만은 않았어요. 일단 우리나라에도 조폭이 있는 데는 좀도둑이 드나들지 못한다, 이런 말이 있잖아요. 그러니까 일종의 치안유지 효과도 있었고 두 사장 사이에 분쟁이 나면 그 사람들의 정서에 따라서 분쟁을 해결해주는 그런 역할도 했고요. 이민자 동네에 불리한 정책이 통과된다, 그러면 정치가를 협박하거나 뇌물을 줘서 이민자 동네를 보호하는 역할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동네 사람들한테는 정부보다 마피아가 자기 인생에 훨씬 더 가깝게 느끼게 됐고 마피아와 이민자들의 인생은 떼려야 뗄 수가 없는 존재가 됨과 동시에 마피아와 미국의 정치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된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