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주의 나라들은 2차 대전 이후 많은 경제원조를 통해 제3세계의 개발을 지원했노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제3세계의 입장에서 보는 새로운 경제이론에 의해 비판을 받았다. 제3세계의 개발은 진정한 개발이 아니라 ‘저개발의 개발’이요 ‘종속된 개발’이라고 강조하는 이른바 ‘종속이론’이 그것이다. 이 이론에 의하면 군대와 총칼의 위력이 아니라 자본과 기술의 힘에 의해 약소국을 지배하는 새로운 제국주의는 제3세계 나라들의 전(前)자본주의적 생산양식 위에 자기네들이 이윤을 뽑아가는 데 적합한 산업만을 이식한다. 제3세계가 그들의 협력과 지원을 받아 개발할 수 있는 산업은 이미 사양길에 접어든 경공업이나 위험스런 공해산업뿐이다. 제3세계는 신제국주의 나라들이 꼭대기에 앉는 국제적 분업체계의 맨 밑바닥에서 가장 부가가치가 낮고 위험과 부작용이 가장 많이 따르는 산업을 담당하게 된다. 그리고 이들 나라의 정치권력은 제국주의의 지원을 받는 군부집단과 외국자본과 연계된 대자본가들이 장악한다.
- 유시민,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 푸른나무, 1992, 32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