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15일 책읽는사회문화재단 강의실에선, 보림출판사 주최로 아베 히로시 작가와 호리카와 마코토 작가의 그림책 이야기가 펼쳐졌습니다.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사육 담당자에서 그림책 작가가 된 아베 히로시 작가와 그림책에서 아이들뿐만 아니라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의 예술 교육으로까지 점차 활동을 넓혀온 호리카와 마코토 작가의 삶과 그림책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편집자 주)
사회자
3월치고는 아직 쌀쌀한 날씨인데 이렇게 그림책을 사랑하시는 여러분들을 모시고 아베 히로시 씨와 호리카와 마코토 씨의 강연회를 열게 돼서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합니다. 오늘 두 분 강의가 연이어서 있기 때문에 바로 소개만 하고 강연회로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작가 소개를 하겠습니다. 소개는 다 적혀 있기 때문에 이름만 그리고 얼굴만 서로 상견례를 하고 바로 강연회로 들어가기로 하겠습니다. 아베 히로시 씨 인사 드리겠습니다.
아베 히로시
안녕하세요. 아베 히로시입니다.
사회자
호리카와 마코토 씨를 인사드리겠습니다.
호리카와 마코토
안녕하세요. 호리카와 마코토입니다.
사회자
그 다음에 오늘 통역을 맡아주실 기무라 노리코 씨입니다.
기무라 노리코
안녕하세요. 제가 일본 사람인데 한국말 좀 서툴러요. 혹시 잘 못 들으시면 질문하세요.
사회자
아베 히로시 씨와 호리카와 마코토 씨는 홋카이도에서 태어나 계속 홋카이도에서 살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선후배 관계입니다. 오늘 강연회는 호리카와 마코토 씨 강연으로 시작해서 50분간 강연회를 하고 10분 쉬고, 다시 아베 히로시 씨가 하고, 그 다음에 질의응답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호리카와 마코토 씨! 강연 부탁드리겠습니다.
호리카와 마코토
호리카와 마코토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은 그림책 작가로서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고, 그림책을 어떻게 만들고 있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림책 작업이라는 게 작가에 따라서 책을 완성할 때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지는 개인차가 있을 겁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좀 늦은 편이고요, 1년에 한 권 정도 책을 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림책 이외에 일상적인 일로서 아이들과의 워크샵, 지적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과의 워크샵, 보육사가 되고 싶은 지망생과 장난감 만들기 같은 것을 하고 있습니다.
미술관 요청으로 워크샵을 갈 때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미술계이기 때문에 워크샵 자체가 어려운 게 많은데요, 아이들과 미술을 연결해서 아이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그런 워크샵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아주 긴장하고 있습니다. 여러분한테 하나 보여드리고 긴장을 풀고자 합니다.
이 사진은 바람개비를 만들고, 아이들이 그걸 가지고 달리는 모습인데요, 이렇게 간단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바람개비 만드는 시범)
종이하고 나무젓가락만 있으면 만들 수 있습니다. 가운데 핀을 꽂고요, 나무에다가 붙이면...
(잘 돌지 않는 바람개비)
지금 이 상황에서는 돌지 않는데요, 약간 손을...
(크게 휘두르자 도는 바람개비) (일동 웃음)
아이들은 이걸 양손에 가지고 자기가 비행기라고 생각하며 달립니다.
또 하나 간단한 거를 보겠습니다. 가위를 이용해서 동그란 거를 하나 만드는데요. 사이사이에 붙이고요, 고무줄을 넣고요. 그리고 아까 잘렸던 데에 고무줄을 겁니다.
(뭔가를 날리는 시범) (일동 웃음)
지금 보여드린 걸 만들면서 워크샵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날엔 보육원에서 일하시는 분들께 요청이 왔습니다. 그 보육원 아이들이 그림을 못 그리니까 그림을 좀 가르쳐달라고 했습니다. 보육원에 가봤더니 아이들은 매직펜이나 그런 종류의 펜을 들고 그림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아이가 매직펜을 쓰면서 그림을 그리기는 아주 힘든 건데, 결국 아이들이 펜을 쓰는 것이 싫어서 그림을 못 그리고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큰 종이에 그림을 그리는 게 스트레스인 겁니다. 아까 보여줬던 작은 종이에다가 작은 벌레를 그려보자고 하면 아이들은 편하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해서 차차 아이들은 그림을 좋아하게 되고요, 그림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그런 워크샵을 해봤습니다.
이거는 종이점토에다가 물을 붓고요, 좀 부드럽게 한 다음에 조형물을 만든 겁니다.
이 사진은 보육사 워크샵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골판지로 집을 만들자’는 워크샵이었는데, 아이들은 거기서 집이 아니라 저렇게 자기가 쓰는 것까지 만들었습니다.
주제는 집이었는데, 이 친구는 다른 걸 만든 거잖아요? 그것이 중요한 거라 생각합니다. 주제에서 벗어나 자기가 만들 수 있는 걸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워크샵을 해보면 ‘이거 해도 되요?’ ‘이거 해도 괜찮은 거에요?’ 그렇게 물어보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그런 교육을 받아왔기 때문에 자기가 좋아하는 거, 자기가 해보고 싶은 거를 한다는 게 참 어려운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워크샵 대회 주제와 다른 표현을 한 아이가 있다는 건 워크샵 자체가 자유롭고 편한 자리였기 때문이고, 그렇게 생각하면 참 좋은 시간을 애들한테 줄 수 있었구나 라고 생각합니다.
뒤뷔페라는 작가의 작품입니다. 뒤뷔페라는 작가는 ‘아웃사이더 아트’라는 개념을 만든 사람인데요, 미술 작가가 아니라 자유롭게 작품 작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작품을 발견하고 모아서 이렇게 전시한 사람입니다.
‘아웃사이더 아트’라는 게 지적장애를 갖고 있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요, 저도 그런 지적장애를 가진 분들을 위한 시설에서 일하고 있어서 그런 작품을 볼 때마다 느끼는 게 많습니다.
이제까지는 제가 일상적으로 해온 작업이나 일에 대해서 얘기를 했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