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포니아는 딱딱한 빵 조각을 씹어 삼킨 뒤, 버기 호스의 등을 토닥거리며 시 한 편을 읊었어요.
생선이 있다면 참말로 좋겠어.
그럼 어려운 시절도 끝이 날 텐데.
하지만 난 티끌만큼도 걱정은 안해.
모두와 북적북적 사이좋게 지낼 수 있으니까.
"'모두와 북적북적 사이좋게 지낼 수 있으니까.'는 별로구나. 어쩐지 윙윙 몰려다니는 벌들이 떠올라. 꿀벌이나 호박벌 같다고 할까?"
칼포니아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어요. 칼포니아는 우선 마음속으로 시를 고치고 나서 다시 소리 내어 읊어 보았어요.
벌들은 모두 내 친구.
꽃들은 모두 내 꽃동무.
모두가 행복한 시간은 나도 즐거운 시간.
모두 모두가 이렇게만 계속된다면
절대 끝나지 않을 테지.
"이 편이 낫구나. 넌 정말 똑똑한 애야. 하지만 '영영 끝나지 않을 테지'는 어떠니?"
엄마가 말했어요.
"영영 끝나지 않을 테지. 영, 영." 하고 칼포니아가 중얼거리자 "멍멍, 멍, 멍." 하고 버기 호스도 따라했어요.
"가끔은 너보다 버기 호스가 더 영리한 거 같구나."
"지금처럼 물고기를 구할 수 없을 때는, 어떤 얘기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구려."
아빠는 이렇게 말하곤, 텅 빈 생선 가게로 갔어요.
칼포니아는 밖으로 나가 나무에 기댔어요. 아빠가 한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어요. 버기 호스와 함께 이따금 낚시를 하러 가는 작은 연못이 있지만, 여태 작은 송사리 말고는 잡아 본 물고기가 없었어요. 낚시할 때 지렁이를 미끼로 썼는데, 하도 꿈틀거려서 유리병에 담아 둬야만 했어요. 칼포니아는 지렁이를 유리병에 담아 두기 싫었어요. 지렁이들도 똑같이 싫어할 거라 믿었거든요.
"내가 물고기라면 입으로 뭘 물고 싶을까?"
칼포니아는 자신에게 물어보았어요.
멋진 생각이 떠오를 때까지 계속 생각했어요.
"내가 만일 물고기라면 말이야, 특별하고 아주 예쁜 것들만 물려고 할 거야."
칼포니아가 버기 호스에게 말했어요.
"알버타 아주머니, 아빠가 가난해지지 않게 제가 낚시하러 가는데요, 연못에서 낚시를 해 봤지만 물고기들이 너무 작았어요. 아주머니는 숲속 마을에서 가장 지혜로운 분이니까, 어려운 시절이 얼른 지나갈 수 있게 어디 가야 커다란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지 좀 알려 주세요."
알버타 아주머니는 흔들의자를 앞뒤로 움직였어요.
"얘야, 누구에게도 말한 적이 없는 비밀이지만 너에게는 알려 주마. 숲속에는 비밀의 강이 있는데, 커다란 물고기들이 살고 있단다. 암, 물고기 녀석들이 많이 있고말고! 메기며, 농어며, 모래무지며, 날치들하며! 특히 메기들이 아주 많지."
"비밀의 강은 멀리 있나요?"
"아무도 모른단다."
"그럼 제가 어떻게 알아볼 수 있어요?"
"너라면 대번에 그 강을 알아볼 수 있단다. 네 코끝이 가리키는 대로만 따라가려무나."
"감사합니다. 제가 물고기를 잡아서 아주머니한테도 좀 드릴게요."
"마음씨가 천사 같구나."
하지만 칼포니아는 뭔가를 찾아내기 위해 코끝이 가리키는 대로 간다는 게 한심스러웠어요.
"코는 늘 앞쪽만 가리키는데, 어디서 꺾어야 하는지 어떻게 알지?"
칼포니아가 버기 호스에게 물었어요.
(본문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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